지로 라멘 – 가디언지 꼭 먹어봐야 할 음식 50위에 선정된 맛집
일본 라멘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보셨을 “지로 라멘” 미타 본점에 다녀왔습니다. 지로 라멘은 여러가지 방면에서 대단히 유명한 곳입니다.
라멘 지로
- 라멘 지로 미타 본점 (ラーメン二郎三田本店)
- 주소: 〒108-0073 東京都港区三田2丁目16−4
- 가까운 역: 미타역(도영 미타선), 타마치역(JR 야마노테선 등)
- 가격대: 600-800엔
지로 라멘은 영국 가디언지가 2009년 선정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50선(The 50 best things to eat in the world)”의 50번째로 선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외국 각지에서도 지로 라멘을 먹기 위해 도쿄를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디언지 기사(영문): https://www.theguardian.com/lifeandstyle/2009/sep/13/best-foods-in-the-world
라멘 지로는 주변 대학생들을 위해 많은 양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맛보다 양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고급 음식점과 같은 고상한 맛을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지로 라멘은 굉장히 짜고, 지름지고 자극적인, 지극히 가난한 스타일의 맛입니다. 맛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짜고 기름진 와중에 지로만의 특별한 풍미가 있습니다. 수많은 단골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일본 방송에서도 가끔 지로 라멘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거에 단골이었거나 현재에도 즐겨 찾는 많은 연예인들이 있습니다.
라멘 지로는 여러 체인점이 있습니다. 대개 본점에서 일하며 수련한 제자들이 연 곳들이라고 합니다. 노란색 간판에 빨간색 글씨가 인상적으로, 모든 체인점들은 비슷한 간판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라멘 지로 정식 체인점은 아니지만, 지로 스타일의 라멘을 만드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지로 라멘이 워낙에 독특한 스타일을 갖고 있는지라, 이를 따라하거나 혹은 지로 라멘에 영감을 받아 만든 레시피를 갖고 있는 곳들로, 주로 “지로계(二郎系)” 혹은 “지로 인스파이어(二郎インスパイア)”라고 불리며, 지로가 아닌 다른 상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판 디자인은 보통 지로처럼 노란색에 빨간색 글씨입니다.
주문&음식
워낙에 유명한 가게이다보니 줄은 기본입니다. 저희는 7시 전에 도착했는데 약 40분 가량을 기다린 것 같습니다.
줄이 시작되는 곳에는 자판기가 있습니다. 자판기에 돈을 투입하시고 원하시는 라멘의 버튼을 누르면 주문표가 나옵니다. 종류는 라멘, 돼지라멘, 대자 라멘(大ラーメン) 등이 있습니다.
경고드리지만, 지로 라멘을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은 절대 대자를 시키지 마십시오. 보통만 시켜도 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아무리 양에 자신이 있어도 대자는 만만치 않습니다.
주문표를 뽑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카운터로 이동합니다. 회전이 빠르다 해도 라멘이 그리 금방금방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앉은 뒤에도 주문표를 건넬 때까지 약 1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주문표를 건넬 때 “마늘 넣을까요? (닌니쿠 이레마스까)” 라는 이상한 질문을 합니다. 지로 라멘의 아이덴티티이자 암구호로, 토핑으로 뭘 원하냐는 의미입니다.
토핑은 아래 네 가지입니다.
- 야채(野菜, やさい)
- 마늘(ニンニク)
- 비계(脂, あぶら)
- 간장(辛, からめ)
네 가지 전부 넣고 싶으시면 “젠부 구다사이” 라고 하시면 알아듣고 네개를 적당히 다 넣어줍니다.
만약 야채를 많이 넣고싶으시면 “야사이 마시” 라고 하시면 야채와 마늘을 많이 넣어줍니다. 네가지 모두 많이 넣고 싶으시면 “젠 마시” 라고 하시면 됩니다.
- 하이 (네) = 적당히 알아서 만들어 줍니다. (초보자용)
- 젠부 (전부) = 4가지 토핑을 모두 넣어 줍니다.
- “토핑명 + 마시” = 해당 토핑을 많이 넣어주세요
- 젠마시 = 모든 토핑을 많이 넣어 줍니다.
상당히 복잡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처음 가시면서 딱히 요구사항이 없으신 분들은 그냥 “하이” 혹은 “젠부” 라고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드디어 라멘이 나왔습니다.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만 양이 상당합니다. 위에는 야채가 듬뿍 올려져 있고 밑에 있는 고기의 양은 600엔짜리 라멘 치고는 어마어마합니다.
손님 회전율이 상당히 빠르고,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서 천천히 먹으면 약간은 눈치가 보입니다. 저는 빨리 먹는 편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보이는 사진의 양을 먹는데 약 7분 가량 걸린 것 같습니다. 다 먹지는 못했습니다. 국물은 당연히 남겼고, 어마어마한 양의 고기를 다 먹기에 제 위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을 소화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음날 점심까지 영향을 줄 정도였습니다.
건강을 생각하신다면 피하시는 것이 일단은 좋을 듯 합니다만, 한 번쯤은 가난한 대학 시절을 생각하며 특식으로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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